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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순환 - 챕터 5 WoW 소설 - Cycle of Hatred



  바이록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 낚시를 하러가는 때가 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사실 낚시를 하며 보내는 삶은 그다지 오크의 삶같지는 않아 보였다. 낚시에는 전투나, 영광, 박빙의 승부, 동등한 적과 패기를 겨루는 것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 또 낚시에는 무기가 필요없었고 피를 볼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을 했는지가 중요했다. 바이록이 낚시를 가는 이유는 그가 자유였기 때문이다.

  그는 젊었을 때 굴단과 그림자 의회의 하늘이 푸르고 강력한 오크들이 손쉽게 상대할 수 있는 연약한 거주민들이 사는 세계에 데려가 주겠다는 사탕발림에 넘어갔었다. 바이록은 다른 부족민들과 함께 굴단의 말에 복종했다. 하지만 그들은 굴단이 살게라스와 악마들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고 새로운 세계로 가는 댓가가 그들의 영혼일 것이라는 것도 몰랐다.

  오크들이 패배하는 데에는 무려 십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을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악마들의 노예가 되었거나 악마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인간들의 노예가 되었다.

  악마들의 마법은 바이록이 그가 원래의 고향에서 가지고 있던 기억들을 희미하게 만들었다. 그는 인간들의 노예가 되어 있을때의 기억도 잘 떠올리지 못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일은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힘들고 생활은 너무 고되서 악마들이 남겨둔 영혼의 부스러기마저 없어질 정도였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 때 쓰랄이 나타났다.

  그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듀로탄, 그의 죽음은 여러가지 의미로 오크들의 전통 방식의 종말을 의미했었다, 의 아들 쓰랄은 그의 주인으로부터 탈출해 그가 배운 인간들의 전략 전술을 이용해 오크들을 속박으로부터 해방했다. 그는 오크들에게 잊어버린지 오래된 그들의 본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쓰랄과 그의 군대가 바이록을 해방해 준 그 날, 바이록은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이 젊은 오크를 섬기겠다고 맹세했다.

  아직까지는 수많은 인간들이나 악마들과 싸워왔지만 죽음은 찾아오지 않았다. 불타는 군단의 수하 하나가 그의 목숨을 거의 가져갈뻔 했지만, 그 시도는 그의 오른쪽 눈을 앗아가는 것으로 그쳤다. 그리고 그 댓가로 악마는 바이록에게 목을 내줘야만 했다.

  모든 전쟁이 끝나고 오크들이 듀로타에 정착하고 나자 바이록은 군에서 은퇴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쪽 눈이 없더라도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가 선두에 서겠지만, 지금은 그가 너무나도 힘들게 쟁취한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다.

  쓰랄은 그의 요청을 바로 승낙해주었고 그 외에 요청한 모든 자들의 은퇴도 허락해 주었다.

  물론 바이록은 먹고살기 위해 낚시를 할 필요는 없었다. 듀로타는 농사짓기 매우 좋은 땅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들은 남쪽의 늪지대에서 살고 있었기에 농사를 짓기보다는 물고기를 낚는데 힘을 쏟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먹고 남는 물고기는 오크들의 남은 농작물과 교환을 했다.

  하지만 바이록은 인간들이 잡은 물고기는 먹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인간과 관계된 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인간들은 오크와 함께 불타는 군단에 맞서 싸웠지만 그건 어쩔수 없이 손을 잡은 것 뿐이었다. 인간들은 괴물이었고 바이록은 그런 야만적인 동물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보통 낚시를 하는 데드아이 해안에서 여섯 명의 인간들을 본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바이록이 낚시를 하는 곳은 풀로 뒤덮인 언덕으로 둘러 쌓여 있었다. 한쪽 눈을 잃었지만 여전히 추적술이 녹슬지 않은 바이록은 근처를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그 외에 누구도 지나온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특히 작고 가벼운 인간들이 남기는 특유의 흔적은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근처에 비행선이나 배가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바이록에게는 그들이 어떻게 여기에 왔느냐는 것보다 그들이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그는 낚시도구들을 내려놓고 등에 매고 있던 모닝스타를 손에 쥐었다. 그 무기는 쓰랄이 그를 자유롭게 해준 뒤 준 선물로, 그는 모닝스타를 두고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바이록의 장소에 있는게 오크들이었다면 그는 다가가서 정중하게 물어보았겠지만, 인간들에게 그런 예의는 사치였다. 특히 인간 침입자들에게는 말이다. 그는 그들의 목적을 더 은밀한 방법으로 알아낼 작정이었다. 저들은 아마도 길을 잃어 헤매다가 경계를 넘은 줄도 모르고 북쪽으로 흘러들어온 멍청이들일 것이다. 바이록의 긴 인생경험에 따르면 멍청함이 악의보다 더 적합한 답이 되는 떄가 많았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그들은 정말로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온 자들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경우에는 바이록은 그들을 이곳에서 살아나가게 할 생각이 없었다.

  바이록은 인간들에게 잡혀 있는동안 인간들의 언어를 조금 베웠기에 저들이 하는 말들 중 들리는 것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키가 큰 풀들 사이에 숨어 있는 그에게는 단어 몇개밖에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몇개의 단어들은 그다지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전복', '쓰랄', '녹색피부들', 인간들이 오크를 낮춰부르는 말, 등이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의 문장을 전부 들을 수 있었다.
  "그녀석들을 모두 죽여버리고 이 대륙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지."

  다른 자가 질문을 하는 듯 했지만 바이록이 들을 수 있는 것은 '트롤'이 다였다. 그러자 대륙을 가지고 싶다고 한 자가 대답했다.
  "그녀석들도 모두 죽여야지."

  앞에 드리워진 풀들을 걷어내며 바이록은 인간들을 더 자세히 관찰했다. 그는 그들을 구분할 만한 특별한 것은 찾을 수 없었다. 그에게 인간들은 모두 다 똑같아보였다. 하지만 오크는 그에게 가까운 인간 두명이 몸에 불타는 칼날 모양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나는 팔에 문신으로 새겼고 다른 하나는 귀걸이였다.

  바이록은 그 문양으로 어디에서 봤는지 기억해내고 그의 피가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아주 오래전에 오크들이 굴단을 따라 이곳으로 처음 넘어왔을때 그들은 자신들을 불타는 칼날단이라고 하고 갑옷과 깃발에 저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것과 똑같은 문양을 지니고 있었다. 불타는 칼날단은 그림자 의회의 충복중에서도 가장 사나운 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후에 전멸했고 그 악마숭배자들의 모임에서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인간들이 그 문양을 지니고 쓰랄을 죽이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피가 끓기 시작한 바이록은 그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모닝스타를 머리 위에서 휘두르며 여섯 명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분노에찬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낸 소리는 모닝스타의 사슬이 오크의 손에 의해 휘둘러지면서 끝에 달린 삐쭉삐쭉한 철구와 스치면서 내는 소리뿐이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소리만으로도 충분했다. 불타는 칼날 문양을 지니고 있던 두명이 그를 향해 뒤돌아 섰다. 그래서 바이록은 그들 중 가장 가까운 상대를 목표로 삼고 그의 잘밀린 머리를 향해 모닝스타를 힘껏 내던졌다. 그는 무기를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의 모닝스타는 인간들이 들기에는 너무 무거웠기에 그가 다시 줍기전까지는 바닥에 고이 모셔져 있을 것이니 말이다.

  "오크다!"

  "드디어 나타났군!"

  "죽여라!"

  기습의 의미가 사라졌기에 그는 커다란 함성을 내지르고는, 이 함성들은 언제나 인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에는 수염이 덮수룩한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바이록의 커다란 주먹이 수염난 녀석의 머리에 강하게 부딪혔다.
  
  머리를 민 녀석이 어깨를 웅켜잡고는 바닥에 떨어진 모닝스타를 들어올리려고 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간신히 모닝스타가 머리에 적중되는 것은 피한 모양이었다. 시간이 있었다면 바이록은 그를 향해 비웃음을 날려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침입자 한명의 머리를 붙들고 다른 녀석들에게 던져버리느라 바뻤다. 하지만 그가 붙든 녀석을 던져버리기 직전에 다른 놈이 그의 오른쪽에서 공격을 가해왔다.

  그는 오른쪽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상태를 저주하면서 고통이 그의 오른편에서 스며들어왔지만 오른팔을 힘껏 휘저었다.

  두명이 더 그를 공격해왔다. 한명은 맨손으로 다른 하나는 검으로. 바이록은 공격자 중 한명의 다리를 부러트리는데 성공했다. 다리가 부러진 인간의 비명소리는 오크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러나 공격자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두명이 심하게 다치기는 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그를 몰아붙였고 그도 맨손으로 여섯명이나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는 무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일 깨달은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쉬고 큰 함성과 함께 양 주먹을 힘차게 뻗었다.그 행동은 그의 적들을 아주 잠시만 떨어트렸지만 그 잠시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곧바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그의 모닝스타를 향해 달려가 무기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그가 그것을 들어올리기 직전에 두명이 그의 머리를 세게 두들기고 하나는 그의 왼쪽 허벅지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바이록은 곧바로 그의 팔을 뒤쪽으로 휘둘렀지만 모닝스타는 인간들을 맞추지 못하고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행위를 혐오하면서도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것은 그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의 허벅지에 박혀 있는 단검때문이 아니라 전투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록은 그의 명예를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불타는 칼날단이 이번에는 인간들을 통해 다시 돌아왔다. 그가 처음에 본 두명을 제외하고도 나머지 네 명 모두 목걸이나 문신 등 어딘가에 불타는 칼날 문양을 지니고 있었다.
 
  이 정보는 그의 명예를 버리더라도 쓰랄에게 알려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이록은 도망쳤다.

  하지만 그의 다리는 절뚝거리고 있었다. 부상이 그의 발을 잡아끌고 있었다. 점점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그래도 그는 계속해서 도망쳤다.

  희미하게 그는 뒤쪽에서 여섯 명이 그를 쫓아오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쪽에 신경쓰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오그리마로 돌아가 쓰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해야만 했다. 부상을 입었지만 그의 보폭은 여전히 인간들의 것보다 컸기에 그는 그들을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거리를 벌리고 나면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아는 덤불 속으로 숨어 추격자들을 따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저들은 단지 오크를 두들겨 패고 싶은 것뿐인것 같았다. 저들은 아마 바이록이 저들의 말을 이해하고 저들이 누구인지 알았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러므로 저들은 어느정도 이상은 그를 쫓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러기를 바랬다.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내딛고 땅을 힘차게 박차는 것에만 모든 신경을 쏟아 부었다. 그는 그의 왼쪽 허벅지에 점점 감각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간들이 두들기고 베어낸 몸 여기저기가 아파온다는 사실을, 그의 남은 눈이 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몸에서 활력을 빼앗아가고 있는 상처를 무시했다.

  그는 계속해서 다리를 움직였다.

  그러다 결국 그는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의 왼쪽 다리는 더이상 움직이기를 거부했지만 오른쪽 다리는 계속해서 나아갈려고 했다. 그의 몸은 바닥에 엎어졌고 풀과 흙이 그의 눈, 코, 입으로 들어왔다.

  "일어... 나야... 만..."

  "넌 아무데도 못가 이 괴물아."
  바이록은 인간의 목소리를, 다가오는 그들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곧 두 명이 그의 위에 앉아 그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말이지, 너희의 시대는 이제 끝났거든. 오크들은 이 세계에 속하지 않아. 그래서 우리들이 직접 너희들을 이 세계에서 없애줄 거다. 알아들었어?"

  바이록은 남은 힘을 모두 긁어 모아 머리를 들어 그의 앞에 선 두명을 노려보았다. 그는 그들에게 침을 뱉었다.

  인간은 웃음을 터트렸다.
  "자 할 일이나 하자 얘들아! 갈탁 에레드 나쉬!"

  나머지 다섯도 모두 따라 외쳤다.
  "갈탁 에레드 나쉬!"
  그리고 그들은 오크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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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들이 오크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는 것은 이해할만함. 잘 살고 있는데 쳐들어와서 10년이나 대륙의 남부를 불사르고 북부도 유린했는데 악마들이랑 이용당했기에 함께 잠시 싸웠다고 금방 칭쿸칭쿸할 수는 없져.

  제이나같은 사람들이 특이한 거임.

  그에 비하면 오크들은 비록 노예로 지냈지만 자신들이 먼저 쳐들어 왔으니 그렇게 증오할만한 일은 아닌것 같은데.

  단지 본성이 전투적인 종족이라 노예가 되었다는게 치욕적이라서 그러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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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0/02/24 15:45 # 삭제 답글

    오크가 원래 좀 그런면이잇어여
    그래서 쓰랄이 없으면 오크는 멸망한단 말이 잇져.,
  • Frozenbreak 2010/08/16 17:46 # 답글

    하나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기는 하죠. 인간들이 오크를 대하는 방식 말입니다. 인간들은 오크를 '적'으로 대우하지 않습니다. 대등한 위치에서 정당하게 힘을 겨루는 존중할 만한 존재로 보지 않는다는 거죠. 그보다는 좀 더 비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만인'이나 '괴물' 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와우에서 저는 오크를 플레이했었습니다만, 그런 괴물들 뭐가 좋아서 하느냐는 말을 들으면 은근히 발끈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모가 좀 다를 뿐 상당히 인간과 유사한 존재들인데 굳이 그런 식으로 말할 필요는 있나 싶어서 말이죠. 하물며 설정상 '명예'를 가장 중시하는 상무적인 종족인 오크들이라면 굉장히 거슬리다 못해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죠.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보면 오크 스스로도 악마의 피에 휘둘려 파괴적인 행동만 일삼았던 과거를 무척 수치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더군요. 적어도 그 시절을 마음대로 난장판을 벌일 수 있었던 좋은 시절이라고 회고하는 오크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만큼 악마의 영향력을 벗어나 명예로운 오크답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상태를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겁니다. 하지만 많은 인간들은 -바리안 린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만- 도대체가 현재의 오크들을 새롭게 평가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여태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관계를 맺어나갈 의향은 눈꼽만큼도 없죠.

    그렇다고 오크를 두둔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관상 오크는 호전적인데다가 사회질서를 무력에 기반해서 유지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마냥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인간들이 괜히 자존심을 긁어서 쓸데없고 소모적인 분쟁을 일으키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빈번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은 드네요. 그런 면에서 제이나라는 캐릭터의 유연함이 빛을 발하는 것이고 말이죠.

    인간이라는 존재의 편협하고 이해심 부족하고 자기 본위적인 면모를 좀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터라 말이 길어졌네요. 여튼 좋은 번역 감사드립니다.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 얼라나 호드나 2012/01/12 16:34 # 삭제 답글

    // Frozenbreak, 호드쓰레기


    바리안이나 가로쉬만 가지고 얼라랑 호드, 인간과 오크의 정서를 100% 단정짓는 건 무리입니다.
    둘 다 자기 나름의 복잡한 사연이 있는 캐릭터니까요.

    바리안의 경우 '호드쓰레기'님 말대로
    무작정 호드와 오크를 경멸하고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자기 경험상 그렇게 결론을 내린 거죠.
    (친하던 가로나에게 끔살당한 아버지 레인국왕 -> 친구 같아도 언제 돌변할 지 모르는 오크)
    그래서 경험과는 별개로, 마음이 내킬때는 호드와 오크에게도 경의와 예의를 차릴 줄도 압니다.
    바로크 사울팽이 죽은 아들 시신을 거두러 왔을 때, 가로막는 무라딘을 말렸던 것 처럼...
    자신의 동료였던 블엘 발레라는 물론이고, 자신을 노예로 부렸던 레가르 어스퓨리의 경우에도,
    레가르가 호의적은 아니었어도 지독하게 학대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닥 앙금이 안 남아있어서 넘어 갔던 걸 수도 있죠.
    (사실 레가르는 바리안을 어디까지나 '쓸만한 도구/상품' 취급을 했기 때문에,
    자유는 통제했어도 대우할 거, 보살필 거 다 해줬습니다. 해코지 한 적도 없구요.
    심지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라고 오크식 명상법을 가르쳐주기도 했죠. (효과는 없었지만)
    브롤과 같이 탈주할때도 '이미 벌만큼 벌었다'며 쿨하게 보내줬죠. 이걸 바리안이 알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사실관계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리안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더 낫다고 할 수가 없는 게... 사실 지금 바리안의 정서가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인격이 둘로 쪼개졌을 때의 부작용으로, 본래 보다 훨씬 극단적이고 거칠어졌거든요.
    (호전적인 로고쉬쪽으로 더 쏠려서, 원래 갖고 있던 정치가적인 면모나 사려깊음은 약해진 상태)
    제이나나 안두인이 막 매달려서 뜯어말리고 어르고 달래고 있으니 자제하고 있지만,
    만약 뭐가 틀어지면 언제 어떻게 폭주할 지 모르는 게 바리안입니다. 폭탄 하나 껴안고 사는 거에요.
    (아들이 말려들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다짜고짜 아이언포지로 쳐들어가 모이라를 쳐죽이려 했던 바리안입니다.
    만약 안두인이 뜯어말리지 않았다면, 지금의 드워프 삼두정치는 없었음.)


    한편 가로쉬의 경우엔, 스랄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계속 패배자 심리에 빠져 있다가
    (전쟁 때 병이 나서 못 따라감 + 아버지 그롬의 불명예스러운 악행)
    업적을 뒤늦게 전해 들은 다음에서야 급하게 자존심/자존감 회복한 거라
    그동안의 보상심리 (아버지의 명예를 다시 높이고, 자신의 업적도 세우고)때문에
    오버해서 성급하게 과시욕을 부리고 있는 중.
    (만노로스 뿔로 블링블링하게 코디한 과장된 코스튬이나, 죄다 싹 갈아엎은 도시들,
    '얼라를 쓸고 그 땅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더 잘 먹고 잘 살자'는 것도 다 그것의 일환)
    거기다 시골 촌닭(?)출신에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성급한 닥돌 유전자도 있고 해서
    같은 호드사이에서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케른의 죽음, 볼진과의 갈등만 봐도..)
    그 때문에 워낙 주변이 어수선해져서, 가로쉬 부하를 사칭한 사악한 세력의 이간질,
    포세이큰이 깝쭉대기(사실 가로쉬도 포세이큰을 싫어하지만),
    몇몇 오크 부하조차도 '스랄과 다르게 가로쉬는 이해해주겠지'하고 막 비겁한 짓으로 설쳐대기 시작.

    하지만 뒤늦게라도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가로쉬는 '도리를 져버렸다/명예를 더럽혔다'며 얄짤없이 개발살 냅니다.
    자기 부하도 절벽으로 냅다 내던져버리는, 스랄하곤 좀 다른 종류의 카리스마.
    Frozenbreak말씀대로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그래서 저렇게 업적으로 덮어씌우기(?)하려는 거죠)
    오크답게 명예를 중시하고 있죠. 게다가 관대한 인물들에게(특히 바로크 사울팽에게)
    하나씩 배워가면서 차근차근 성장중. 아직 갈길이 한참 멀었다는 게 문제지만요^^;


    아무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두머리 몇 명만 보고 그들 종족 전체를 정의 내리는 건 무리입니다.
    각 나라의 대통령만 보고 그 나라를 판단할 수는 없듯이...

    다만 인간들은 보다 자기 실리를 따지고
    (그래서 성가신 오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전쟁준비로 세금폭탄 안기는 바리안을 띄거워하기도 하고)
    오크들은 딴 것보다 용맹함에 점수를 더 많이 주고
    (그래서 맨 처음 가로쉬로 정권교체 됐을때, 오크들이 스랄때보다 훨씬 많은 지지를 보냈다고 함)
    이런 건 있지만,

    인간들이 오크를 보는 거랑, 오크들이 인간을 보는 건 거의 쌤쌤이에요.
    우리가 일본에게 유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과거 역사로부터 물려받은 악감정과 앙금들이 아직도 남아있고
    (악마에게 홀려서 인간의 터전을 개발살 낸 괴물오크 | 오크를 노예로 부려먹고 학대하던 비열한인간)
    같이 힘 합쳐서 거대한 악을 물리치고 그런대로 먹고 살만해 진 지금 와서는
    자신들의 이득을 갉아먹거나 훼방놓는 성가신 놈들로 보죠.

    하지만 제이나와 스랄처럼 공생과 화합을 도모하는 존재들도 분명 있고
    (그 두 온건파 입장에선 바리안이나 가로쉬나 똑같이 사고뭉치)
    안두인 린과 바인 블러드후프의 우정처럼 관계가 나아질 여지도 있습니다.

    각 진영의 분들이 순전 자기편 위주로만 생각하며 싸우는 걸 좀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터라 말이 길어졌네요.
    여튼 두 진영을 돌아볼 좋은 계기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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