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우드무어는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힘든 일을 겪으셨군요."
"그랬지."
에이그윈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은 힘든 일, 그 이상이었지만 그녀는 대충 프라우드무어의 장단에 맞추어주었다. 그녀는 메디브가 왜 그런 짓들을 했는지 알아낼려고 했었다. 하지만 살게라스의 목적은 뻔한 것이었고 그녀는 그 대화의 내용까지 말해줄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그녀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그녀 자신의 멍청함의 결과 였으니 말이다. 그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나는 미약하게 남은 마력으로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아냈지. 그리고 오두막과 텃밭, 우물을 만들었어. 보호막은 쓰랄과 오크들이 정착하기 전까진 없었다."
"그렇겠지요."
프라우드무어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마치 그녀가 에이그윈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
프라우드무어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둘 다 무슨 소리를 들었고 소리가 들려온 남쪽을 바라보았다. 뭔가 익숙한 소리였지만 에이그윈은 최근에는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라 조금 헷갈렸다.
잠시 뒤 에이그윈의 의문은 해결되었다. 소리는 산맥 사이로 날아오는 거대한 비행체로부터 나는 것이었다. 비행선은 보호막의 바로 위에 정지하고는 그자리에 머물렀다. 에이그윈은 마법사나 매우 예민한 자가 타고 있을거라고 추측했다.
줄사다리가 비행선으로부터 늘어졌고 판금 갑옷을 차려입은 사람이 그것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에이그윈은 갑옷의 주인이 대령이라는 것을 갑옷에 새겨진 계급을 보고 알았다.
하지만 놀랄 점은 바로 갑옷을 입은 자가 인간 여자라는 점이었다. 그녀는 옆에 서 있는 프라우드무어를 해명을 요구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제이나는 미소를 지었다.
"여자도 티리스팔의 수호자가 될 수 있다면 대령이 못 될건 뭔가요?"
에이그윈은 반박할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여군주님," 여자 군인은 남은 사다리를 거의 뛰어내리다시피 내려와서는 말했다.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슬쩍 에이그윈 쪽으로 눈짓을 했다.
"로레나 대령, 이 분은 마그나 에이그윈이시다. 저 분에게도 내게 하듯이 대하도록."
대령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제이나의 짧은 말 한마디가 그녀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던 모양이다. 에이그윈은 이 광경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보통 여자들은 어지간한 노력없이는 저런 위치까지 오를 수 없었다. 에이그윈은 그녀가 최소한 다른 남자들의 두 배 이상은 노력했을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 정도의 사람이 저렇게 맹목적으로 제이나를 따른다면 아무래도 제이나는 그녀가 생각하던 것 이상의 존재인듯 했다.
어린 여자아이가 자신의 영웅을 동경하면서 해왔던 일들이 쓸모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로레나가 말했다.
"여군주님, 저는 시종장 크리스토프가 불타는 칼날단의 일원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북부 감시탑쪽에 병력을 증강시키고 오크와의 분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프라우드무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크리스토프가? 믿지 못하겠군."
하지만 로레나가 제이나가 자리를 비운동안 테라모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나가자 제이나도 그녀의 주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로레나의 말이 끝나자 에이그윈이 물었다.
"이 불타는 칼날단이라는 것들이 언제쯤 시작됬는지 아나?"
"저희도 정확히는 몰라요." 제이나가 대답했다. "저희는 멸망한 오크 부족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그러세요?"
"왜냐하면 즈모드로어가 불타는 칼날단이라는 종교 집단을 만들었었거든. 그가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제물로 바칠려고 할 때 사용했던 칼이 기름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의식이 행해지는 순간에 불을 붙일 예정이었다고 하더군. 그리고 그 즈모드로어가 다시 돌아왔으니 그가 이 오크 일에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제이나가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로레나가 말했다.
"여군주님, 왜 이 보호막 안에서 나오지 않으시는 겁니까? 여군주님을 찾으려고 부라벤을 데려왔는데 그녀의 말로는 보호막이 있어서 비행선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군요. 그냥 거기서 나오시면 안됩니까?"
"그건 아무래도 힘들 것 같네. 내가 처음 여기 왔을때는 나도 충분히 뚫을 수 있는 보호막이었지만 내가 들어오자마자 마그나 에이그윈님이 언급하신 악마 즈모드로어가 새롭고 더 강력한 보호막을 세워버렸어. 그리고 내 능력으로는 이 악마의 보호막을 뚫을 수 없을 것 같다."
"불쌍해라." 에이그윈이 말했다. "이게 만약 여전히 내 보호막이었다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을텐데."
콧방귀를 끼며 제이나가 말했다.
"장난치지마세요. 그 보호막들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 메디브의 것이었잖아요."
에이그윈은 놀라 입을 벌린채로 제이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제가 여기 처음 왔을때 전 보호막에 사용된 마력이 티리스팔렌 마법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그리고 보호막을 뚫고 나서는 티리스팔렌 중 누구의 마법인지가 확실해졌죠. 왜냐하면 전 그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과 만난적이 있었으니까요. 제가 아까부터 말했듯이 저는 메디브와 아는 사이에요. 오크들을 이 대륙으로 데려온 사람도 바로 그이고 불타는 군단에 대항하여 동맹을 맺도록 권장한 사람도 그에요. 그러니 그의 마법에 대해서는 잘아는 편이죠."
로레나가 다시 한번 에이그윈이 말하기 전에 끼어들었다.
"여군주님, 송구합니다만. 시간이 없습니다. 당장 그곳에서 나오셔야만 합니다. 분명 무슨 방법이 있을 겁니다."
제이나는 에이그윈을 바라보았다.
"물론 방법이 있지. 자 이제 제게 그 마이트레아의 마법을 가르쳐주세요."
제이나는 대령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이제 전달자도 있으니까요."
"좋아," 에이그윈이 말했다. "날 조용히 내버려만 둬준다면 말이야."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에이그윈은 눈을 깜빡였다.
"뭐라고?"
"저희와 함께 가셔야 되요."
콧방귀를 끼며 에이그윈이 말했다.
"과연?"
"물론이죠. 당신은 마그나, 저희와 악마들의 군세 사이에 위치하는 수호자에요. 그러니 저희와 함께 가는게 당신의 의무에요."
"그리고 이 말도안되는 논리의 근거는 뭐지?"
"당신이 분명 이 보호막을 세운 자가 즈모드로어라고 했잖아요. 그리고 그건 그가 활동하면서 당신의 아들이 간신히 만들어 둔 인간과 오크사이의 동맹을 난도질하려고 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당신은 분명히 당신이 8 세기전에 그를 퇴치했다고 했었죠. 그러니 그를 마무리 하는 것은 당신의 의무라고 할 수 ---"
"네가 의무에 대해서 뭘 안다고!" 에이그윈이 소리쳤다. "난 팔 세기동안---"
"물론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어요 마그나. 당신은 제게 당신의 실패, 거짓말, 오만 등 여러가지를 말해 주었죠. 하지만 당신은 단 한번도 자신의 수호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했어요. 당신이 한 모든 것, 즈모드로어를 해치우는 것부터 의회에 대항하기 위해 메디브를 낳은것 까지 모두 당신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한 것이에요. 당신이 행한 실수로 패배를 겪었어도 당신은 그 의무를 단 한번도 저버리지 않았어요. 지금까지는."
제이나는 고개를 저었다.
"제게 제가 의무에 대해 뭘 아냐고 물어보셨죠? 그리고 지금의 저는 당신보다는 훨씬 더 많은 의무를 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네요. 자기자신만 돌보면 되는 당신과 다르게 저는 제 백성들을 이끌고 전쟁을 치뤘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그들을 다스렸어요. 그리고 그 백성들이 지금 당장 당신이 마무리 짖지 못한 악마때문에 제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어요. 전 당신의 자책감때문에 저희가 이루어온 모든 것들이 무너지도록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마그나."
"난 내게 내 운명을 정할만큼의 권리는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메디브를 다시 이 세계로 데려온 것 때문에요?"
또다시 에이그윈은 제이나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너무 놀라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희는 언제나 메디브가 어떻게 카드가님과 로서 경이 그를 죽였는데 다시 돌아올 수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분명 엄청나게 강력한 마법이 동원됬을테죠. 저라면 가능했을테고 저 외에도 가능한 사람이 몇명있기는 하지만 만약 그들이 했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했다고 말할거에요. 당신은 메디브가 당신의 마력을 모두 빨아들였다고는 했지만 딱 한가지가 그만한 마력을 대체할 수 있죠. 바로 모자간의 인연이에요."
에이그윈은 조용히 뾰족한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젊음을 유지시켜주던 마법에서 남은 마력으로 나는 점을 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지. 나는 내 아들이 그의 제자와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살해당하고 살게라스가 그의 육신과 영혼으로부터 추방당하는 것을 지켜보았어. 그때부터 나는 가능한한 힘을 최대한 긁어모아 그를 다시 불러들였지. 그 의식으로 나는 거의 죽을뻔했었지만 말이야. 보호막이 메디브의 마력인 이유도 거기 있어. 그를 다시 이곳으로 불러들인 이후에 나는 한줌의 마력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제이나를 바라보았다.
"이게 바로 내 최후의 업적이라네, 여군주 프라우드무어. 하지만 내가 잘못한 모든 것에 대해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르지."
"아니요. 당신이 한 일은 세계를 구할 자를 되살린 거에요. 시간이 걸렸을지는 모르지만 그가 한 일은 당신이 했어야 할, 당신이 그에게 정말로 하기를 원했던 일들이에요. 그는 꽉 틀어막힌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고 저와 쓰랄이 연합하여 불타는 군단과 싸우도록 이끌어 주었어요. 그는 그것들을 살게라스나 저 세상에서 배운 게 아니라 당신으로부터 배운 거에요."
로레나는 둘의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여군주에 대한 존경심이 슬슬 병사로서의 욕구에 밀리기 시작했다.
"여군주님---"
"그렇군." 에이그윈이 말했다. "네 대령의 말이 맞다. 즈모드로어는 물리쳐져야만 해. 이번에는 확실하게 말이야."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준비하시게, 로레나 대령. 이건 좀 아플꺼야. 프라우드무어, 내가 말하는 것을 따라 하게."
그리고 에이그윈은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에게 마이트레아의 관통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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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좀 늦어진 이유는
사섭군으로 천하통일을 하느라... 는 절대 아닙니당.
남은 분량 70페이지 정도니 빨리 파워번역하고 스톰레이지 시작할꺼에요.
그리고 제우미디어에서 '아서스' 출간하겠다고 연락이 왔네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 비공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못보신 분들은 그때까지 다보시길.
이글루스 가든 - [WoW] 와우세상 더 신나게 즐기기




덧글
그런데 언제쯤 나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