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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레이지 - 챕터4 : 어둠의 준동 (1/2) WoW 소설 - Stormrage



"그 지저분한 녀석들은 가장 하위 층에 버티고 있는게 분명해 보인다."
치안대장 더그한은 투구 사이로 난 틈으로 석영 광산의 어두운 통로를 바라보며 그의 부하들에게 으르렁거렸다. 먼지 구름이 일어나 그의 목에 걸리자 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땅에 침을 뱉었다.
"잠시 여기서 휴식을 취해도 괜찮을 것 같군."

치안대장의 부하 열다섯 명이 경비태세를 풀고 광산의 벽에 기대서자 갑옷이 철커덕거리는 소리가 통로 안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골드샤이어에서 이번 원정에 참가 하기 위해 따라온 마법사 잘디마르 웨펠트는 계속해서 어두운 통로를 주시하며 자기 자리를 지켰다.

"앉아서 쉬라고 말하지 않았소."
더그한이 짧게 내뱉었다.

회색 머리카락과 수염을 가진 마법사는 느긋하게 걸어왔다. 그는 비록 골드샤이어에서는 꽤나 존경받는 마법사였지만 대도시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그다지 알리지 못한 부류였다. 더그한은 자신들의 부하들만으로도 충분히 잡종견들을 처치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법사가 도와준다면 더 확실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기에 그를 데려온 것이었다.

엘윈 숲의 북쪽 산맥지역에 위치한 석영 광산은 원래 무기와 갑옷을 만드는데 가장 필요한 철광석을 캐는 주요 거점이었다. 하지만 스톰윈드의 압력에 의해 숲 전반에 존재하는 광산들을 지키는 병사들의 수는 매 해 줄어들어 결국 최근에는 아예 병력이 상주하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석영 광산을 포함한 엘윈 숲의 광산들은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였다.

긴 코와 그 끝에 수염이 달린 유사인종인 코볼트는 위험하기보단 짜증나는 존재들이었는데 그들이 다시 광산으로 들어와 둥지를 튼 것이었다. 그들은 싸움에 능하거나 똑똑한 건 아니었지만 토끼처럼 빠르게 번식했기에 이미 많은 숫자가 광산들 안에 존재했다. 하지만 곧 치안대장 더그한이 몰아닥치면 더이상 그런 상황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이미 최근 몇 주동안 개미굴 광산과 석영 광산 안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코볼트들을 사냥했다.

더그한은 투구를 벗어 들었다. 투박한 얼굴에 엉클어진 머리와 두껍고 염소같은 수염이 붙어 있는 그는 젊은 시절부터 군에 종사해왔었다. 전임자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이후에 골드샤이어의 새로운 치안대장으로 뽑힌 더그한은 몇년동안 코볼트뿐만 아니라 야생 늑대, 곰, 도적 그리고 물고기같은 멀록 등 다양한 적들을 처치하여 골드샤이어의 안녕에 이바지해왔다.

하지만 코볼트들이 다시 골드샤이어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 벌레들은 이빨, 손톱, 망치 또는 도끼로 우리에게 반격해 올 것이다."
더그한이 말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녀석들은 좁은 통로에 우글우글 거리게 될것이지... 그리고 그때가 바로 댁이 활약을 해줘야 할때요, 잘디마르."

주위를 뒤덮고 있는 먼지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로브를 입고 있는 마법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전 작렬 몇번이면 아주 효율적으로 녀석들을---"

더그한이 손을 흔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
"설명은 안해주셔도 되오. 우리가 돌진해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많이 죽이고 부상입히고 혼란에 빠지게 만들어 주시오. 가능하겠소?"

잘디마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그한은 다시 투구를 착용하고는 부대를 이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앞에서 걸어나가며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니는 코볼트들을 주로 포식하는 동굴 거미가 남겨두었던 거미줄을 끊어내었다. 그 거미줄을 걷어내자 매달려 있던 코볼트 해골이 바닥에 떨어지며 커다란 소리가 동굴안에 메아리 치기 시작했다.

더그한은 욕설을 내뱉었다. 코볼트들은 이미 그들의 존재를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 그들에게 확신을 심어줘 버렸다.

병사 몇명이 평소보다 더 짙은 먼지구름에 기침을 해댔다. 그리고 곧 그들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광부들의 통로로 사용되던 길 한군데가 무너져 내려 몇톤의 흙과 돌 그리고 나무조각들이 통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사고요."
잘디마르가 말했다.
"저번에 코볼트들을 처리하러 내려왔던 자들에게 난 분명히 이곳에 너무 많은 부하를 주고 있다고 경고했었소."

"신경쓰지 마시오."
더그한이 말했다.
"중요한건 저 통로가 막혔으니 우리 일이 조금더 쉬워질꺼라는 것이니까."

잘디마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코볼트들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방금 그들의 유일한 탈출구가 막혀 버렸다. 이제 그들과 마주칠 일만 남은 것이었다.

그들은 나아가다 시체를 발견했지만 그들이 기대하던 것은 아니었다. 시체는 큰 개와 비슷한 크기의 동굴 거미였다. 그 거미의 독과 다른 무기는 코볼트들... 어쩌면 사람까지도 쉽게 사로잡을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체는 난도질 당해 있었다. 어두침침하지만 치안대장은 주위에서 몇가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코볼트들이 똑똑해지는 듯 하군. 녀석들은 동굴 거미를 몰아내기 위해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하고 있어."

"생각해볼만한 문제군."
잘디마르가 말했다.

거칠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그한은 자신의 가시가 난 메이스를 꽉 쥐었다. 그리고 다른 쪽 손으로는 자신의 휘장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었다. 그의 가슴에 그려진 용맹한 금색과 푸른색의 사자 머리가 다시 한번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부대에게 전진 명령을 내렸다.

멀리 어둠에서 낮은 목소리가 화가 난듯한 목소리와 섞여 들리기 시작했다.

촛불같은 불덩어리가 통로의 아래쪽에서 나타나더니 곧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잘디마르..."
더그한이 속삭였다.

마법사는 앞으로 걸어나오더니 손을 들어 앞을 향해 손짓을 했다.

보라색의 빛이 눈부시게 빛나더니 커다란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퍼졌다. 비전 작렬이 통로 아래 불덩어리들이 떠있던 곳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잠시 뒤 마법이 목표를 가격하고 또 한번 그리고 다시 한번 목표를 공격했다. 광산 전체가 흔들렸다. 먼지와 돌부스러기가 머리 위로 떨어져내리자 더그한은 마음 속으로 조심성없는 마법사를 욕해주었다.

눈앞의 통로는 이제 보라색 빛으로 가득차 있어서 더그한은 눈을 가려야만 했다. 그리고 통로의 반대편으로부터는 낮은 신음소리가 단체로 들려왔다.

치안대장이 눈을 몇번 깜빡이자 드디어 그의 눈이 갑자기 밝아진 환경에 적응했다.

"왕을 위하여!"
더그한이 외쳤다.

통로는 코볼트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숫자는 그 어떤 보고보다도 훨씬 많아 보였다. 이렇게 그들과 맞서고 보니 더그한이 데려온 병사들은 너무나도 적어 보였다.

앞줄에 서있는 코볼트들이 짐승의 울음소리를 지르더니 자신들의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커져가는 조급함을 대변하듯 꼬리들이 앞뒤로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한마리의 코볼트도 잘디마르의 공격에 당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대열을 맞춰 후퇴한다."
더그한이 명령했다. 그의 병사들은 능숙하게 그의 명령에 따랐다. 그들은 원래의 목적을 완수하기는 커녕 그들이 사냥당할 처지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서 잘디마르가 조용히 사라져가는 비전 작렬의 보라색 불빛 속에서 코볼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라도 하라구, 마법사 양반! 한발 더 갈기라고!"

마법사는 그를 바라보았다. 잘디마르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시간이 더 필요하오... 이 마법들은 꽤 부담이 되는 것들이란 말이요..."

치안대장은 마법사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잘다미르가 무엇이든지, 그리고 빨리 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잘디마르의 팔을 붙들고 그를 다른 병사들이 있는 쪽으로 끌어당겼다.
"노력은 해봐, 잘디마르! 우리 전부의 목숨이 달려있단 말이야!"

마법사가 뭐라고 대답도 하기 전에 코볼트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전혀 위협도 되지 않고 그 작은 몸집 때문에 성인에게는 우습게만 보였던 코볼트들에게서 죽음의 공포가 느껴졌다.

"뒤로 물러나라! 뒤로 물러나! 너희 세명! 내 메이스와 함께 칼을 앞으로 향해!"
더그한은 잘디마르를 그의 뒤쪽으로 밀쳤다. 마법사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하더라도 치안대장은 그가 죽게 내버려 두고 갈 생각은 없었다.

제일 앞쪽의 병사들에게 코볼트들이 근접해왔다. 더그한은 재빨리 메이스를 한마리에게 휘두르고는 다른 녀석의 무기를 막았다.

"너 양초 못가져간다!"
양초를 머리 위에 있는 받침대에 고정시켜둔 코볼트가 외쳤다. 코볼트들은 야행성이라 어둠 속에서도 잘 보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깊은 광산 속에서는 그들도 촛불 정도의 빛은 필요했다.

"네 빌어먹을 양초따윈 나도 필요없어!"
더그한이 되받아 쳐주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쥐같이 생긴 얼굴들이 하나씩 그의 무기앞에 으깨지고 뭉개져 나갔다. 그의 주위에서도 병사들은 훈련받은대로 코볼트들을 향해 자비없이 무기를 휘두르고 있었다.

흐름이 다시 한번 바뀌었다. 해일처럼 밀려오던 코볼트들은 이제 바닥에 잔뜩 쌓인 시체더미가 되어 있었다. 더그한의 얼굴에 미소가 생겼다.

결국 골드샤이어의 병사들은 무릎까지 올라오는 피범벅의 코볼트 시체들 사이에 살아 서 있을 수 있었다. 죽은 코볼트들의 악취는 녀석들이 살아있을 때보다 더 심했지만 병사들은 자신들이 이루어낸 완벽한 승리에 심취되어 그런 냄새 따위는 신경도 안쓰는 듯 했다. 마지막 남아있던 코볼트 촛불도 누군가의 발 아래 빛을 잃었다.

치안대장은 자신의 병사들 숫자를 세보았다. 전사자는 한명도 없었다. 몇몇은 가볍게 긁힌 정도의 상처를 입었지만 모두 완벽하게 멀쩡해 보였다.

아니... 누군가 한명이 보이지 않았다.
"마법사는 어디 갔지?"

병사들도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더그한은 그가 마지막으로 잘디마르를 봤던 곳 근처의 시체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마법사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더그한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던 마법사가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에 도망쳤다고 결론지었다. 아마 그 겁쟁이 녀석은 골드샤이어에 이미 도착했으리라.
"나아가도록 하자."
치안대장은 결정했다.
"다른 통로에 남아있는 적이 없나 확인하도록."
그는 이만한 전투 후에 남아있을 코볼트는 기껏해야 한두마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정도의 숫자도 확실하게 제거해야만 했다.

더그한이 앞장서자 병사들은 그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들은 코볼트들의 시체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악취는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더그한은 코를 틀어막고는 생각했다. 다음에 녀석들을 상대할 때는 밖에서 해치워야 겠군. 그럼 아무래도 바람이 냄새를 처리해줄테니까.

갑자기 깊숙한 곳에서 뭐가 폭발한듯 석영 광산 전체가 흔들렸다.

부대의 앞에 있는 지지대들이 삐걱대며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더그한은 칼을 뽑아들고 외쳤다.
"움직여라!"

하지만 부대가 얼마나아가지도 못해 훨씬 더 앞쪽의 지지대들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두개 정도는 부러져 나가고 있었다.

"조심해라!"
치안대장이 외쳤다.

광산의 취약 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 붕괴가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하며 최악의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 다른 지지대들도 부러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양의 흙과 돌이 쏟아져 내렸다.

병사들은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으나 그들 근처의 지붕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먼지와 어둠이 도망갈려고 서로를 밀치는 더그한과 그의 병사들의 시야를 가렸다.

치안대장의 귀에 한 병사의 단말마가 울려퍼졌다.

무너지는 현상이 잦아들기 시작하자 그는 병사들을 이끌고 조금 넓은 장소에서 멈췄다. 더그한은 기침을 하며 최대한 주위를 둘러보려고 했고 어렴풋하게나마 그의 눈에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소리들이 가라앉고 그가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때 그는 외쳤다.
"점호!"

열한명이 대답했다. 일부는 부상을 입은듯 고통에 찬 목소리였다. 그리고 열다섯이 아니었다.

사태가 나머지 네명이 살아있나 찾아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그한은 살아남은 열한명이라도 안전하게 귀환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그들이 코볼트들과 싸웠던 곳을 지나는 것이었다. 코볼트들은 종종 광산안에 비밀 굴을 파두곤 했으니 잘 찾아보면 하나쯤 발견될지도 몰랐다.

"날 따라라!"

통로는 그가 기억하던 것보다 더 어둡고 길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만이 그가 제대로 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가 통로 안에 들어서자 그를 맞이한 것은 큰 돌벽이었다.

"뭐야 이건?"
벽이 여기 있다는 뜻은 그들이 이미 코볼트들과 전투를 치뤘던 곳을 지나쳤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대체 시체들은 어디로 사라진거지?

더그한은 자신의 주머니 안에 뭔가 불을 밝힐만한 것이 없나 찾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갑자기 주위에서 보락색 빛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치안대장은 메이스를 치켜세우고 곧바로 몸을 돌렸다.

잘디마르가 빛의 너머에서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더그한은 빛사이로 떠올라 있는 마법사의 얼굴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의 표정은 이런 상황에서도 매우 진지한 표정이었다.

"이게 도움이 될까 모르겠소만"
그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대체 어디 있었던 거요? 이곳을 빠져나갈 길을 찾기라도 한거요? 우리가 지나왔던 곳은 이미 지나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소."

잘디마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오.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

"당신이--- 뭐?"

빛이 점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더그한의 눈도 따라 커졌다.

마법사의 옷이 바뀌어 있었따. 그는 이제 검고 해골모양의 보호장비가 무릎과 가슴 부근에 덧대어진 옷을 입고 있었다. 고깔이 그의 목 뒤로 머리 위까지 솟아 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은 좋지 않은 느낌의 보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빠져나가는 문제라면 아주 간단한 주문 하나면 난 충분히 나갈 수 있을꺼요."

치안대장 더그한은 메이스의 뾰족한 끝을 마법사의 볼에 대고 누르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를 데리고 나가야 할꺼요!"

빛의 가장자리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그것은 곧바로 치안대장의 무기를 노렸다. 더그한은 가까스로 무기를 놓치지 않고 자세를 잡은 뒤 무엇이 그를 공격했는지 보았고 그는 아주 익숙한 주둥이를 볼 수 있었다.

"코볼트---?"
나머지 단어들은 잘디마르가 서서히 빛을 퍼트리자 그의 입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그것은 그냥 코볼트가 아니었다... 죽어 있는 코볼트 였다. 작은 괴물의 배는 길게 갈라져 있어서 그곳으로부터 색이 약간 검어진 장기들이 아무렇게나 흘러나와 매달려 있었다. 코볼트는 초점이 없는 탁한 눈으로 무기를 단단히 쥐고는 치안대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빛이 더욱더 넓은 곳을 비추기 시작하자 치안대장 더그한은 저런 것이 한두마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죽었던 코볼트들과 번호를 부르지 못했던 그의 병사들, 그 이상의 무언가들이 어둠 속에 가만히 서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가 물었다.

"그들은 이제 나를 섬기지... 나는 올바른 주군을 섬기고..."
잘디마르는 거친 목소리로 해골바가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당신같은 훌륭한 치안대장도 곧 나를 섬기게 될거요..."

코볼트들이 앞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치안대장과 그의 병사들은 서로의 거리를 좁히고 밀집대형을 갖추었다.

"고통은 한순간 뿐일꺼요..."

아무 소리도 흘리지 않는 코볼트들은 앞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더그한은 재빨리 무기를 휘둘러 한마리의 목을 찢어 놓았지만 그런 정도의 상처로는 이 괴물들을 멈출 수 없었다. 결국 더그한은 몇번이나 더 무기를 휘두르고야 코볼트의 머리를 완전히 떨어트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머리를 잃은 몸통은 계속해서 공격을 해왔다.

"난 이만 실례 해봐야 할 것 같소."
잘디마르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골드샤이어에서도 할 일이 있어서 말이오... 물론 이 일에는 당신과 당신의 병사들도 참가하게 될 것이오... 그러자면 우선 변화를 거쳐야 하겠지만..."

"이 빌어먹을---"
더그한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강령술사는 눈 앞에서 사라졌고 그와 함께 빛도 사라졌다.

공기가 갑자기 탁해졌다. 죽은 코볼트의 악취가 사방에서 풍겨 오고 있었다. 마법의 빛이 없으니 그는 바로 코앞에 다가오는 코볼트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병사 하나가 비명을 질렀다. 겁먹은 듯한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더그한은 그들을 도울 방법이 없었다. 덮쳐오는 끔찍한 괴물들로부터 자신 하나만을 지키는데도 벅찼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단말마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뒤 무언가 찢어지며 액체가 튀기는 듯한 끔찍한 소리가 어두컴컴한 통로안에 울려퍼졌다.

"치안대장님?"
그의 바로 옆에 있던 병사가 어쩔줄 몰라하며 그의 대답을 구했다.

"일단은, 싸워라!"

하지만 더그한은 그의 바로 옆에 있던 병사가 괴물들 사이로 끌려가 그 빈자리로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공포에 질린 병사는 도와달라고 계속해서 외쳤지만 각종 무기들이 피륙 위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기들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작아져가고 있었다...

치안대장 더그한은 결국 자신이 유일하게 남은 생존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언데드 코볼트들이 그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제야 그들의 눈동자가 그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섬뜩한 하얀색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그는 괴물들보다 조금 더 크지만 몸 여기저기가 망가져 있는 신형의 눈빛도 볼 수 있었다.

그의 병사들도 이제는 이 저주받을 군단의 일원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앞으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더그한은 무기를 미친듯이 휘둘렀다. 그의 메이스는 살을 가르고 뼈를 부쉈다. 하지만 언데드들은 그런 상처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이제 사방에 존재했다. 그의 몸 여기저기를 날카로운 손톱으로 움켜쥐고, 이빨로 물어뜯고, 무기로 내리쳤다. 그는 언데드들이 마침내 그를 넘어트리자 마지막으로 비명을 질렀다---



골드샤이어 전체에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치안대장 더그한은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불편한듯 뒤척였다. 그의 눈썹은 계속해서 구부러졌다 펴졌다 하고 있었고 그가 흘린 식은땀은 침대 시트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그의 입은 조금씩 들썩이고 있었는데 뭔가를 말하려는듯, 아니 마치 비명을 지르려는 듯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주먹을 꽉 쥐고 있는지 관절 부위가 새하얗게 될 지경이었다.

갑자기 치안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깨어난 상태가 아니었고 비명을 지른 후 다시 침대에 누워 꿈 속에서 뭔가를 쫓아내려는 듯이 뒤척이고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의 비명은 꽤 큰 소리였기에 마을 전체에 들릴만도 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가족이나 하인조차 치안대장을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 보러 오지 않았다. 그들은 보러 올 수가 없었다. 골드샤이어의 모든 사람들은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악몽을 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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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랩들에게 일용할 퀘를 제공하는 엔피시들도 잠을 잔다면 엔피시 자는 동안엔 퀘 못받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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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ephlite 2010/05/11 10:57 # 답글

    스톰레이지가 시기적으로 리치왕 사후를 다룬 소설로 알고 있었는데 강령술사가 등장하다니 의외로군요.
  • 라디안 2010/05/11 16:11 #

    강령술사는 리치왕 이전에도 이후에도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잘보시면 알겠지만 다 꿈임 'ㅅ'
  • Nephlite 2010/05/12 01:12 # 답글

    아! 마지막 부분을 간과했네요.
  • ㅁㄱㅈ 2010/05/14 20:40 # 삭제 답글

    대격변에 말퓨리온 재등장하는 부분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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